모퉁이
흰 여백의 깊은 구석에 서로를 끌어안은 두 아이를 배치한 까닭은, 그 모퉁이가 내 안의 세상 끝자락이며 동시에 가장 고요한 위로의 자리임을 은유하기 위해서다. 그곳에서 안료가 서서히 퍼져나가며, 무심히 펼쳐진 공간 속에 두 아이가 조용히 쌓아 올리는 따스한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다. 이 작은 세상은 삶의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서 비로소 완성되며, 불확실한 경계 위에 서서도 서로의 존재로 온기를 발견하는 순간을 담아내길 바란다.
2025
한지 위에 차 안료
410mm x 270mm